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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대표 자연명소 3곳 (발라톤호수, 부크온천, 호르토바지국립공원)

by 자두언니의 여행정보통 2025. 10. 23.

헝가리 대표 자연명소 관련 이미지

헝가리는 중앙유럽의 심장부에 자리한 나라로,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온천 문화로 유명하지만, 그 속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천혜의 자연도 숨겨져 있다. 헝가리의 자연은 화려하지 않지만 고요하고, 인간과 함께 살아온 긴 세월이 느껴진다. 알프스의 자락에서 흘러온 물이 모여 만든 호수, 평야를 가르는 바람, 그리고 지하에서 솟아오르는 온천의 온기까지. 이번 글에서는 헝가리를 대표하는 자연명소 세 곳, 발라톤호수, 부크 온천, 호르토바지 국립공원을 소개한다.

발라톤호수 – ‘헝가리의 바다’라 불리는 유럽 최대의 내륙호수

발라톤호수(Lake Balaton)는 헝가리 서부에 위치한 중앙유럽 최대의 호수로, 그 면적은 약 600㎢에 달한다. 헝가리 사람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호수가 아닌 ‘국민의 여름휴양지’로, 사랑과 추억이 깃든 특별한 장소다. 호수의 평균 수심은 3m 정도로 얕고 물결이 잔잔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호수의 북쪽에는 포도밭이 펼쳐진 발라톤퓌레드(Balatonfüred)와 티하니(Tihany) 마을이 있다. 티하니는 라벤더 향기로 가득한 작은 반도로, 여름이면 보라빛 꽃밭과 푸른 호수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또한 발라톤 지역은 유서 깊은 와인 생산지로, 현지산 화이트와인을 맛보며 석양을 감상하는 여행자들이 많다.

겨울의 발라톤호수도 매력적이다. 물이 얼면 스케이트와 얼음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며, 호수 주변의 산책로에서는 철새들이 겨울을 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계절마다 색이 변하는 발라톤은 헝가리 자연의 중심이자 국민의 정서가 담긴 상징이다.

부크 온천 – 대지의 에너지가 솟아오르는 치유의 땅

헝가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온천대국이다. 수도 부다페스트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천연 온천이 솟아난다. 그중에서도 부크 온천(Bükfürdő Thermal Spa)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치유 온천으로, 헝가리 서쪽의 조용한 마을 부크(Bük)에 위치해 있다.

부크 온천의 역사는 1950년대 석유 탐사 중 우연히 발견된 지하수에서 시작됐다. 깊이 1,200m 지하에서 솟아오르는 온천수는 섭씨 58도에 달하며, 칼슘, 마그네슘, 황산염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 이 성분들이 관절염, 신경통, 피부 질환 등에 효과가 있어 ‘헝가리의 치유의 물’로 불린다.

부크 온천 단지는 현대적인 시설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야외 수영장, 치료용 온천탕, 스파존이 함께 마련되어 있으며, 주변의 숲길과 자전거 코스는 온천 후 산책하기에 좋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대지의 에너지가 피부를 통해 전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헝가리인들은 단순히 휴식이 아니라, 온천을 ‘삶의 일부’로 여긴다. 그만큼 온천 문화는 헝가리인의 생활과 건강을 지탱하는 뿌리 깊은 전통이다.

호르토바지국립공원 – 유럽의 대초원을 품은 생명의 땅

헝가리 동부에는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있다. 그 중심에 자리한 호르토바지국립공원(Hortobágy National Park)은 헝가리 최초이자 최대의 국립공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은 유럽에서 보기 드문 대초원 지대 ‘푸스타(Puszta)’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푸스타는 하늘과 땅이 맞닿은 듯한 광활한 평야로, 말과 소, 양이 자유롭게 방목된다. 멀리서 들려오는 방울소리와 바람의 노래는 마치 유럽의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준다. 이 지역은 오랜 세월 유목민들이 살아온 곳으로, 그들의 생활 방식과 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다. 전통 복장을 입은 ‘치코스(Chikos)’라 불리는 말 조련사들은 말을 타고 초원을 질주하며 헝가리의 자부심을 보여준다.

호르토바지국립공원은 다양한 조류의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특히 두루미와 백로, 독수리 등 300여 종 이상의 새가 이곳에서 번식하거나 머문다. 매년 가을이면 수천 마리의 두루미가 하늘을 가르며 이동하는 장관이 펼쳐진다. 이 풍경은 인간이 아닌 자연이 주인공인 순간이며, 생명의 순환이 느껴지는 신성한 장면이다.

공원 내에는 19세기 전통 목장과 9개의 아치가 이어진 호르토바지 다리(Hortobágy Bridge) 같은 역사적 건축물도 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상징하는 이곳은 헝가리의 영혼이 살아 있는 땅이라 불린다.

 

발라톤호수의 평온함, 부크 온천의 따뜻한 치유력, 호르토바지의 광활한 초원. 이 세 곳은 헝가리의 자연이 지닌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헝가리는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나라다. 자연이 사람의 삶 속에 녹아 있고, 사람들은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살아간다.

헝가리를 여행한다면 도시의 건축물만 보지 말고, 이 세 곳의 자연을 꼭 만나보자. 그곳에서 느끼는 고요한 바람과 따뜻한 온천수, 그리고 평원의 빛은 여행자의 마음을 단단히 치유해줄 것이다. 헝가리의 자연은 말없이 다정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